을지로에 이어서 요즘 뜨고 있는 핫플레이스 신당, 신당 하면 솔직히 떡볶이 밖에 생각나지 않은대 회사에서 퇴근하고 가기에도 나쁘지 않은 거리여서 한동안 궁금해했던 카페 메일룸에 방문하게 되었다.
요즘 인스타나 블로그에 꽤나 화려하게 홍보를 하고 있는 신상 카페인 것 같은데 어쨌든 나는 커피를 매우 좋아하고 특히나 에스프레소를 좋아하기 때문에 기대감이 굉장한 상태였다. 무엇보다 인테리어가 굉장했다고나 할까.
이 날은 퇴근 후 무조건 인당 두잔씩 커피를 먹어야 한다는 무언의 신념(?) 때문에 매일 아침에 출근길에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참았고, 점심 식사 후 굉장히 졸음이 몰려오는대도 절대 참아야 한다는 회사 동료의 압박 때문에 카페인 금단현상이 장난 아니었다.
겉보기엔 아주 특별하다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카운터였는데 이곳의 매력은 숨겨진 비밀의 공간에 있는 것 같다. 바에서 서서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 와 다르게 매장에 앉아서 마신다고 이야기하면 숨겨진 비밀을 공개해 주신다. 지금에서야 물어보지 못했는데 아마도 저 바에서 서서 마시는 커피 가격과 매장 안에서 앉아서 마시는 가격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인터넷 메뉴 가격이 달라 추측해 봄)
에스프레소바의 오른쪽 우편함 같은 벽이 있는대 이곳을 밀면 안쪽으로 향하는 공간이 등장한다. 한국인의 어딜 가나 밀기만 하는 습성을 잘 반영해서 밖에서도 안에서도 밀기가 가능하다. 마치 다른 세계로 통하는 비밀의 문을 통과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들어서자마자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는 공간이었다.
주문은 이곳의 이름답게 메뉴를 보고 원하는 메뉴를 직접 적는 방식이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비교적 한산한 시간이었는데 뭔가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에도 이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는 조금 의문이다. 왜냐하면 이 카운터에서 우린 꽤나 시간을 많이 할애했기 때문에. 반대편에 대형 전신 거울이 있었는데 비루한 나의 몸뚱이가 너무 진실되게 나와서 사진은 내 핸드폰에서만 간직하겠다.
주문하고 나면 진동벨과 집에 가지고 가고 싶은 비주얼의 엔틱 한 우편함 열쇠를 준다. 우편함 3번을 받았는데 내가 봤을 때 아주 붐비지 않는 다면 대부분 3번을 받을 것 같다.
총 3층까지 있는 공간으로 (4,5층은 사무실인 듯) 커피가 나올 동안 어디에 앉을지 둘러보면서 구경했다. 물론 계단 말고도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계단이 두려운 분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되겠지만 계단조차 대충 두지 않고 콘셉트에 충실한 모양새였다.
3층 먼저 둘러보았다. 비교적 넓게 트인 창문과 외관에 붙어있는 서류뭉치들과 비슷한 맥락의 종이들이 천장 조명에서 나빌거리고 있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여섯 시 조금 넘은 시간이라 바깥이 밝았지만 조금 어두워지면 좀 더 분위기가 있을 것 같은 공간이었다. 3층은 이 긴 테이블을 제외하고 또 다른 테이블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내려와서 2층, 이 공간은 해리포터가 생각나는 공간이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테이블이 아주 많은 카페는 아닌 것 같다. 방문 전에 생각한 공간보다는 조금 아담하다는 느낌? 절반정도는 테이블이 있었고 절반정도는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인테리어의 일부분인 공간이었다.
창가 쪽은 다른 손님들이 있어서 촬영하지 않았다. 공간 하나하나 재밌고 독특해서 구경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진동벨이 울렸다. 다시 키를 가지고 계단으로 내려갔다. 물론 다시 올라올 땐 엘리베이터를 이용.
받은 키로 우편함을 두근거리며 열었다. 사실 번호가 맞지 않아도 열릴 것 같은 수준의 디테일이었지만 카페에서 방탈출 게임이 연상되는 디테일을 갖추다니 너무 재밌는 콘셉트인 것 같았다.
우리는 셋이서 커피를 여섯 잔이나 시키는 바람에 우편함 하나에 모두 나오지 않고 두 칸에 이어서 나왔다. 그런데 여기 조명이 꽤나 어두운 편이라서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사진이 그럴듯하게 나오지는 않았다. 이 점이 조금 아쉬움.
이거 한꺼번에 가지고 와서 사진 촬영하는데 솔직히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눈치가 보였다. 뭐 이 시간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마치 협찬 같지만 철저하게 각자 마시고 싶은 것 더치페이로 계산한 내돈내산이라는 것. 우리가 이렇게 커피에 진지한(?) 모임이라는 것. 놀랍도록 겹치지 않게 메뉴 조절을 해서 품평회 마냥 조금씩 맛을 음미하며 평가했다.
에스프레소에 각설탕과 카카오파우더를 넣은 커피, 씁쓸한 단맛이지만 에스프레소 초심자에게 적정한 메뉴인 것 같다. 이 메뉴의 가장 핵심은 얼마나 고급 카카오파우더를 넣었느냐인 것 같은데 풍성한 느낌은 아니라서 조금 아쉬웠다. 그냥 무난한 맛 정도.
요즘 내가 콘파냐보다 빠져있는 로마노, 레몬과 에스프레소가 생소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적당한 설탕과 함께 마셔주면 신선하면서 상큼한 커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매장에 따라 레몬을 직접 짜라고 안내하는 경우도 있는대 이곳은 아무래도 우편함으로 커피를 전달해주다 보니 어떻게 마시면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설명이 없어 아쉽다. 요즘 에스프레소바가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인에게 생소한 메뉴가 많을 텐데 그냥 적당히 마셨지만 이런 부분들은 에스프레소 전문점이라기보다 인테리어가 멋진 카페 느낌이라고 할 수밖에.
이건 동료가 주문한 것이지만 에스프레소보다 약간 사이즈가 있어서 맛을 볼 수 있었다. 에스프레소 칵테일로 버본 위스키가 들어간 달콤한 맛의 블루베리 칵테일이었다. 위에 올려진 거품도 블루베리 향이 진하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어쩐지 익숙한 맛이라 생각해 보니 복분자가 생각났다.
하루동안 카페인을 참으면서 퇴근 후 마시는 커피는 생각보다 더 좋았다. 솔직히 사진 촬영 하느라 바로 마시지 않아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에스프레소바를 방문하면서 커피를 비교하게 되는데 인테리어는 굉장히 훌륭하고 재밌지만 커피는 무난한 맛인 것 같다. 하지만 공간이 주는 재미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가도 후회 없는 곳이다. 신당에 간다면 방문해 보시길.
도쿄 긴자 아메리칸 AMERICAN たまごサンド 타마고산도 점보 사이즈 계란 샌드위치 (0) | 2023.06.22 |
---|---|
도쿄 긴자 킷사텐 레트로 카페 추천 란주 커피 銀座 和蘭豆 銀座店 Ginza Ranzu 사이펀(Siphon) 커피 (12) | 2023.06.14 |
을지로 카페 킨더프레스 에스프레소 바 Kinder Press Coffee (0) | 2023.05.24 |
부천 역곡 카페 아인슈페너가 맛있는 네트커피 nett coffee (0) | 2023.04.27 |
을지로 신상 브런치 카페 페인트 커피 앤 바 PAINT coffee & bar (0) | 2023.04.26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