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자면 원래 여기를 가려고 했던 건 아니고 을지로 신상 카페 악어지로를 가려고 했었다. 퇴근하고 친한 회사 동료(TMI 다른 층 근무)랑 잠깐 만나서 커피 한잔하고 헤어지려던 계획이었는데 분명 저녁 7시까지 영업한다고 해서 6시 정시 퇴근하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걸어서 6시 10분쯤에 도착했는데 문을 닫았더라고.
그런데 그냥 헤어지기가 너무 아쉬워서 세운대림상가 주변을 맴돌다 들어가게 되었다. 요즘 해도 길어져서 여섯 시가 지나도 이렇게 밝은데 세운대림상가의 카페들은 어째서인지 7시까지 영업하는 곳이 대부분이고 이마저도 조기 종료로 6시 갓 지난 시간에도 문을 닫거나 정리 중인 곳이 많았다. 나 같은 직장인은 퇴근길에 오기에 조금 벅찬 영업시간이 아닌가?
킨더 에스프레소바는 성수점에 있다는 것은 알았는대 여기도 있는지 몰랐다. 야외 좌석이 이렇게 한적하게 깔려있어서 해지기 전 뭔가 더 분위기 있는 모습이었다. 점심때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마감시간이 임박하긴 해도 좀 더 운치 있는 모습이랄까.
마감시간이 임박해서 그런지 아쉽게 벌써 종료된 메뉴(슬러시는 빨리 끝나는 듯)가 많았다. 외부 좌석이 블루와 실버의 느낌이라면 내부는 초록과 그린 조화였다. 다소 날카롭고 차가운 스텐레스 재질의 테이블과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에 초록 식물로 따듯한 분위기를 넣어 중화시킨 느낌이 들었다.
메뉴가 생각보다 엄청 다양해서 커피에 대한 설명이 일러스트로 설명된 메뉴 액자가 있었다. 다른 것보다 에스프레소바인 만큼 커피에 엄청 집중한 모습이고 평소 다른 카페에서 먹기 어려운 신기한 메뉴들도 많았다.
밖에 테이블에 앉아있으니까 종종 손님들이 왔는대 마감시간이 다가오다 보니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었던 것 같다. 여섯 시 반쯤 되니까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마감을 알리고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았다. 덕분에 자유롭게 매장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세운대림상가가 이렇게 일찍 닫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방문하는 사람들에겐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낮에도 테이크아웃 종이컵에 담아주는건지 마감시간이라 종이컵에 준건지 잘 모르겠지만 에스프레소는 전용잔에 담아 준 것과 비교해서 일회용 잔에 줘서 조금 아쉬웠다. 뭔가 둘이 갔는데 같이 사진에 담기에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각자 촬영했다. 에이드 인대도 티 같은 것이 베이스인듯해 보였다.
나는 콘파냐를 먹을까 하다가 에스프레소 위에 바닐라 크림과 브라운 치즈가 올려져있다는 설명을 보고 호기심에 더블 하모니를 주문했다. 생각보다 풍성한 브라운 치즈를 즉성에서 갈아서 올려주었는데 디저트처럼 달콤하면서 적당히 부드러운 크림이 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다른 에스프레소 메뉴가 궁금해지는 맛이었다.
적당히 마시고 나니 일곱시가 되어 일어섰다. 퇴근하고 간다면 적당히 노을 지는 풍경이 커피맛을 좀 더 풍성하게 해 줄 것 같다. 물론 영업시간의 압박에 후다닥 마시고 나와야겠지만 원래 에스프레소바가 그런 맛에 마시는 것 아니겠는가. 다음에 방문한다면 다른 메뉴에 도전해 보고 싶다. 여기 바리스타분들도 굉장히 친절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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