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봄날씨에 주말 농장에 갔다가 프리지아 한 단을 소소하게 사서 돌아오는데 봄 하니까 생각나는 향수가 있어 포스팅해보고자 한다. 사실 산타마리아노벨라는 향수 리뷰 하기에 앞서 내가 2019년에 코로나가 막 터지기 직전에 피렌체에 다녀왔었는대 피렌체에 본점이 있기 때문에 그곳에 방문했었다.
사실 이곳은 장미수로 굉장히 유명한 브랜드이다. 피렌체 여행을 온 사람들은 한 번쯤은 꼭 들리게 되는 여행 코스 중에 한 곳이다. 사실 장미수를 사러 간 곳이었지만 매장 안이 굉장히 화려하고 예뻐서 꼭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관광 코스로 들리기에 손색이 없다.
1221년 도미니카 수도승들의 전통 제조 방식으로 만든 장미수로 시작했다고 하는데 1612년 일반인들에게 판매를 시작하면서 화장품 브랜드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피렌체 하면 놓칠 수 없는 메디치 가문의 카트리나 공주와 프랑스 앙리 2세의 결혼을 기념하면서 아쿠아 델리 레지나는 가장 오래된 향수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고 한다.
어쨌든 화장수를 사러 방문했었지만 향수덕후로써 향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에 기념으로 직접 시향 해보고 사 온 향수는 프리지아 였다. 프리지아는 사실 호불호가 거의 없을 것 같은 대중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다.
내가 본점에서 사온 산타마리아노벨라 프리지아는 불투명의 클래식한 느낌의 금박 글씨가 있는대 국내 매장의 보틀은 정말 투명한 보틀로 리뉴얼되어 판매되고 있다. 리뉴얼된 보틀도 깨끗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지만 어쩐지 기존의 이 불투명한 느낌이 좀 더 원조 같은 느낌이 든다.
어쨌든 메인 어코드는 플로럴 하나로 가득 채워져 있다. 원래 산타마리아노벨라라는 브랜드 자체가 수도승들의 정원에서 장미수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꽃향 맛집이다.
Top Notes
Freesia
Middle Notes
Violet
Western Skunk Cabbage
Rose de Mai
Base Notes
Musk
Iris
은은한 비누향을 선호한다면 베이스 노트의 아이리스가 충분히 만족시켜 줄 것이다. 탑노트부터 꽃집에서 느껴지는 프리지아 향 그대로이다. 간혹 이걸 인위적이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대 실제 프리지아 꽃향기를 자주 느껴본 사람이라면 프리지아 꽃 그 자체의 향이라고 느낄 정도로 흡사하게 느껴진다.
미들노트의 웨스턴 스컹크 캐비지라는 재료가 뭔지 몰라서 검색해 봤는데 젖은 늪지대에서 자라는 식물인대 꽃이 필 때 스컹크 냄새가 난다고 한다. 스컹크 냄새를 직접 맡아본 적이 없어 이해하기 어렵지만 재료를 몰랐다면 전혀 모르겠는 꽃향인대 미묘하게 느껴지는 머스크와 조금 다른 동물 느낌이 이것인가 추측만 해봄.
프리지아의 진짜 매력은 꽃을 머금은 비누향이기 때문에 잔잔하게 남는 이제 막 샤워하고 나왔을 때의 청순한 소녀의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5월 성년의 날 선물로도 괜찮을 것 같고 이제 막 향수에 입문하는 초년생 여성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아쉬운 점은 산타마리아노벨라의 대부분의 향수가 지속력이 그렇게 길지 못하는 것이다. 전통방식을 현대로 재해석했다고는 하나 어쨌든 가격이 고가인 것에 비해 지속력은 개인별 차이는 있겠지만 약 3시간 내외로 짧다는 것이다.
소녀감성의 여리여리한 은은한 꽃 비누향을 찾고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프리지아가 만개하는 요즘 시즌에 가장 어울리는 향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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