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 1803은 호기심에 알게 된 브랜드인대 일반적인 우리가 알고 있는 향수와 달리 워터 베이스 향수라고 한다. 특유의 알코올 향이 없으며 워터 베이스라 피부에 직접 닿아도 건조해지지 않으며 섬유를 손상시키지 않는 다고 한다. 이런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궁금증을 유발하여 구입하게 되었다.
불리 1803 은 굉장히 많은 제품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대 오 트리쁠 라인의 시그니쳐라고 할 수 있는 리켄 데코스를 소개한다.
리켄 데코스(Lichen d'Ecosse)는 프랑스 말로 스코틀랜드의 이끼 라는 뜻으로 이렇게 이름 그대로 향을 잘 재현해 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자연 그대로의 안개 자욱한 숲길의 아침 이슬을 받은 습하고 축축한 나무의 이끼 그 자체다. 인위적인 느낌 최대한 배제하고 정말 시향 하는 순간 그 공간에 잠깐 들렸다 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메인 어코드가 온통 초록, 흙, 나무, 이끼 그 자체다. 이보다 더 할 설명이 없을 정도다. 리켄 데코스는 단일 노트로 자연 그대로를 표현했다고는 하나 너무나 심플한 노트로 구성 되어 있다.
Oakmoss Green Grass Sea Notes
이 3가지가 전부다. 오크모스는 참나무에서 자라는 이끼의 종류로 습기 먹은 나무와 이끼의 신선한 숲 느낌을 제대로 표현해 주고 있다. 오크모스는 사슴의 뿔(?)처럼 생겼는대 저작권이 없어서 사진을 퍼올수는 없고 우리가 아는 이끼랑은 좀 다르다. 평소 잔디의 향을 깊이 생각해본적이 없지만 비오고 난 후의 잔디밭에 섰을때 흙냄새와 함께 나는 향을 표현한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마지막으로 숲속의 향이라고 하면서 바다 향조가 있는것이 상당히 독특한대 이 때문인지 상당히 시원하면서 상쾌한 기분이 든다.
보틀이 도자기 재질로 상당히 묵직하다. 뚜껑마저 묵직해서 가끔 떨어뜨릴때마다 깜짝 놀란다. 도자기 재질이라 대리석 바닥에 떨궜다가 모서리가 깨졌다는 후기를 종종 들을 때가 있다. 보틀 자체만으로도 마치 중세 시대에 썼을 법한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어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그만이다.
이 향수의 컨셉이 19세기 나폴레옹의 조향사 장뱅상 불리 파머시의 제품을 복원하는 것이였다고 하니 보틀에 이만큼 공을 들인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또 워터베이스라 그런지 다른 일반적인 향수와 달리 투명한 수색이 아니라 불투명의 우유를 물에 희색한 색을 띄는대 이때문에 불투명한 도자기 보틀에 담겨져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
오 트리쁠 리켄 데코스는 향 그 자체만으로도 아로마 테라피 감성을 느낄 수 있고, 알코올 베이스의 민감한 피부에도 쓸 수 있을 만큼 재료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단일 노트인 만큼 지속력이나 확산력이 매우 약하고 향 보존 기간이 약 6개월 정도로 매우 짧은점은 아쉽다.
남자향수, 여자향수 구별 없지만 개인적으로 드레스 코드의 마무리로 사용 하기 보다는 삭막한 도시에서 자연을 잠깐 느끼고 싶을때, 집에서 잠시 힐링을 느끼고 싶은 감정이 들때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왜냐하면 정말로 지속력이 현관을 나가는 순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짧기 때문이다.
향수는 언제나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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