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내가 도쿄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했던 곳이기도 하고 언어에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으면서 가까워서 어쩌다 보니 자주 가게 되는 나라가 돼버렸는데 오사카는 정말 오랜만에 방문한 것 같다.
어쩐지 오사카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도시라고는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방문할때마다 조금 불편한 감정이 생기는 도시라서 그렇게 많이 가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어쨌든 미식의 도시임에는 틀림없다.
9월 인대도 아직 너무 많이 더워서 맛집을 찾아가는 걸 포기하고 호텔 근처에 있는 보이는 곳에 사람들이 북적여서 들어갔는데 나중에 구글 평점을 보니 4.3점의 꽤나 괜찮은 곳이었다. 예약을 하고 간 것이 아니라서 15분 정도 기다렸는데 토요일 저녁이라 이 정도의 기다림은 괜찮을 정도였다. 나중에 좌석에 앉고 보니 대부분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 같았으니 나는 운이 좋았던 것이고 가능하면 구글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가게 내부는 그렇게 넓지 않은 바 자리로 대부분 이루어져있고 안쪽에는 테이블 자리도 있는 것 같긴 했지만 깊숙이 들어가지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겠다. 꼬치를 직접 굽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는 재미는 있지만 더운 날씨에 조금 괴로운 자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리하시는 분과 종종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는 재미는 있었다.
가게에 들어가기 전에 직원분과 간단한 대화를 나눴었는대 아마도 내가 외국인이 아니라고 인지했던 것 같다. 스몰 토크를 하면서 오마카세를 추천해서 그렇게 먹기로 했고 나에게는 일본어 메뉴판만 줬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너무나 한국어 메뉴판이 있는 곳이었다. 더군다나 직원분이 영어도 유창하다고 후기에 많던데 어째서 나에게는 일본어로만 대응했을까. 내가 일본인처럼 생겼던 것일까.
날이 정말로 더웠기때문에 꽝꽝 얼은 얼음잔에 맥주가 나오는 순간 감동해 버렸다. 맥주가 정말 꿀꺽꿀꺽 굉장히 잘 넘어갔다. 오토시는 제대로 사진 찍지 않았는데 닭으로 된 요리였고 맛있게 먹었다. 자리에 재떨이가 기본으로 있는 걸로 봐서 흡연이 가능한 곳인 것 같은데 다행히 내 주변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메뉴가 굉장히 다양했는데 그림이 없기때문에 야키토리 메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않으면 한국어 메뉴가 있어도 조금 곤란할지도 모르겠다. 단품으로도 주문해서 먹을 수 있고 코스로 먹는 것도 있었는데 나는 직원분이 추천한 대로 오마카세를 먹기로 했고 이곳의 오마카세는 특별히 내가 못 먹는 메뉴를 미리 이야기하고 그것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요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배가 불러 더 이상 못 먹겠다면 스톱이라고 하면 된다. 물론 내가 원하는 메뉴를 별도로 주문할 수도 있다.
꼬치는 자리에서 한꺼번에 여러 테이블의 것들이 함께 구워지는대 구워지는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인 것 같다. 구워지는 모습을 보니 생각보다 소금을 들이붓는 것 같아서 괜찮은가 싶었는데 맥주랑 먹으니 찰떡이었다.
여기가 츠쿠네 맛집이라 늦게가면 츠쿠네가 없다고 하던데 내가 앉았을 때 여러 개가 구워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츠쿠네는 다른 종류의 구이들과 비교해서 구워지는데 오래 걸리기 때문에 츠쿠네를 먹고자 한다면 앉자마자 주문하는 게 좋겠다.
테바사키는 오마카세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내가 먹고 싶어서 따로 주문했다. 내가 생각한 비주얼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굉장히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에 뼈가 바로 분리되는 이 곳에 방문한다면 꼭 먹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자리에 앉자마자 맛있게 구워지던 츠쿠네가 드디어 완성되서 도착했다. 여기가 츠쿠네 맛집이라고 할 만큼 정말로 맛있었다. 요것만 하나 더 먹고 싶었을 정도였다. 이것도 방문한다면 무조건 주문해서 드셔보시길.
야키토리 몇개 먹지도 않았는데 맥주가 너무 술술 넘어가는 바람에 바로 추가 주문 들어갔다. 이자카야에서도 맥주를 이렇게 빨리 마신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음식도 맛있고 맥주도 너무 취향 저격이라서 과음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숯불이 아닌 옆에 철판같은 곳에서 만들어진 메뉴이다. 닷지에 앉아있으면 한쪽은 철판 같은 곳에서 요리하고 다른 한쪽에선 숯불에 야키토리를 굽고 있다. 이것 굉장히 독특했는데 나는 시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음에도 뭔가 느끼함을 잡아주는 맛이었다. 새우도 탱글하고 맛있었다.
이때부터 조금 맛있어서 기분이 엄청 업되었던 것 같다. 후추향이 맛있었던 닭다리 부위였던 것 같은대 정확히 메뉴 이름은 기억이 안 난다.
중간중간 야키토리 외에 이런 미니 메뉴들도 만들어 준다. 간장소스가 달짝지근했고 겉에 베이컨이 짭조름해서 이것 역시 맛있었다. 대체 맛없었던 것은 무엇인가.
맥주를 여기서 다섯 잔을 마셨는데 중간에 손님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쳐서 바빠서 내 맥주를 한번 까먹고 있었던 것 같다. 한동안 안 나와서 계속 말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너무 직원분들이 바빠 보였다. 그런데 서빙하는 다른 직원분이 뒤에 지나가다가 내 빈 잔을 보고 바로 눈치채고 내가 말하기 전에 가져다줬다. 이 부분에서 별것 아니지만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손님의 빈 잔을 말하기 전에 눈치챘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생맥주만 계속 마시다가 옆자리에서는 계속 카루피스 사와만 마시길래 나도 따라 주문해봤다. 알쓰였던 시절에 많이 마셨던 칵테일인대 오랜만에 마시니 달달하니 맛있었다. 여기 사 와도 잘하네?
이쯤 되니 배가 부르기 시작했다. 맥주도 많이 마셨고 음식이 맛있다보니 과식한 기분이다. 그래서 그만 먹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구워지고 있는 두 개가 있다고 해서 그것까지 먹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오마카세로 먹으면 이곳의 대표 메뉴들 위주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배가 여유가 있었다면 더 먹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야채는 조금 부족한 육식위주의 식단인 것 같네. 그래도 굉장히 만족해서 다시 오사카를 방문한다면 이곳에 갈 것 같다.
이렇게 2인이서 먹고 총 만엔이 좀 안되게 나왔다. 영수증을 찍지 않아서 정확한 금액은 기억이 안 나는데 보통 저녁식사를 이 정도 가격에 해오곤 했으니 나쁘지 않은 가성비인 것 같고 무엇보다 음식 하나하나가 다 괜찮았다. 야키토리 좋아한다면 꼭 가보라고 하고 싶고 야키토리 메뉴에 대해 조금 안다면 단품으로 주문해도 좋고 나처럼 그냥 알아서 계속 주는 대로 먹는 게 편하다면 오마카세를 추천한다.
IWAI DORI · 일본 〒542-0083 Osaka, Chuo Ward, Higashishinsaibashi, 2 Chome−8−12 ゴールドセンタービル1F
★★★★☆ · 꼬치구이 전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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